명절은 가족이 함께 모여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기회이지만, 맞벌이 부모에게는 종종 또 하나의 ‘업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일과 가사, 명절 준비까지 모두 떠안은 부모의 스트레스는 자녀에게까지 그대로 전이되며, 특히 민감한 사춘기 아들은 이 영향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맞벌이 부모의 명절 스트레스가 사춘기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시간’, ‘감정’, ‘가족 내 역할’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봅니다.
시간: 바쁜 스케줄이 낳는 거리감
맞벌이 가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시간 부족입니다. 특히 명절 전후에는 야근, 장보기, 음식 준비, 대청소 등으로 일정이 더욱 빡빡해지면서 부모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사춘기 아들은 말로는 티를 내지 않더라도,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할 때 감정적 단절을 느낍니다. 특히 명절처럼 가족 간 유대가 강조되는 시기에 부모가 늘 바쁘고 예민해 있다면, 아이는 소외감을 느끼고, 이 감정은 짜증이나 무기력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부모는 “명절 준비로 너무 바빠서 너랑 얘기할 시간이 없다”는 입장이겠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우리 가족은 내 감정보다 명절 음식이 더 중요한가 봐”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명절 시즌에도 하루 10분이라도 자녀와 온전히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단한 대화가 아니더라도 눈을 마주치고 “힘들지?”, “조금만 참자”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감정: 부모의 피로가 아들의 정서로 번진다
명절은 감정이 예민해지기 쉬운 시기입니다. 맞벌이 부모는 육체적 피로뿐만 아니라, 친척과의 관계, 명절 부담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누적됩니다. 이로 인해 평소보다 말투가 날카로워지거나,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감정의 변화는 가정 내 분위기를 바꾸며, 사춘기 아들에게는 정서적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 아들은 부모의 기분 변화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왜 또 화를 내지?", "내가 뭘 잘못했나?"라고 생각하며 혼란을 겪습니다.
이때 부모가 “내가 예민해서 그래, 너 때문이 아니야”라고 감정을 구분 지어 표현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공유하면, 오히려 자녀와의 신뢰 관계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명절이니까 웃어야 한다는 억지 감정보다는, “이번 명절은 나도 좀 힘들어, 너도 그렇지?”라는 공감의 말 한마디가 아들에게는 더 큰 위로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역할: 가족 내 분담이 자녀 성장으로 이어진다
맞벌이 가정에서는 명절 준비의 모든 책임이 부모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부모는 더욱 지치고, 자녀는 자연스럽게 방관자가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춘기 아들에게 작은 역할을 부여하면,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주체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예를 들어, “음료 정리 부탁할게”, “쓰레기 한 번만 비워줄래?”처럼 부담 없는 분담은 아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명절 스트레스를 함께 나누는 협력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단, “왜 이것도 안 하냐”, “넌 도와줄 생각이 없냐”는 식의 지시나 비난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대신, “네가 해주니까 정말 든든하다”는 식의 긍정적 피드백이 더 효과적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이해하고 조금씩 부담을 나누는 명절은, 단지 ‘일하는 날’이 아니라 ‘함께하는 날’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맞벌이 부모의 명절 스트레스는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 아들은 부모의 시간 부족, 감정 변화, 책임 회피 등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정서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자녀에게 짧지만 따뜻한 대화를 건네고, 작은 역할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명절을 힘든 시간이 아닌 ‘함께 자라는 시간’으로 바꾸는 건 부모의 작은 배려에서 시작됩니다.